보왕삼매론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고, 탐욕이 생겨나면 마침내 파계하여 도에서 물러나게 되느니라. 병의 인연을 살펴 병의 성품이 공[空]한 것을 알면 병이 '나'를 어지럽히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 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念身不求無病

身無病則貪欲乃生

貪欲生必破戒退道

識病因緣 知病性空 病不能惱

是故大聖化人 以病苦爲良藥


(2) 세상살이에 고난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고난이 없으면 교만과 자랑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교만과 자랑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반드시 모두를 속이고 억압하게 되느니라. 고난의 경계를 잘 살펴 고난이 본래 허망한 것임을 알면 고난이 어찌 나를 상하게 하랴.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고난으로써  해탈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處世不求無難

世無難則驕奢必起

驕奢必起欺壓一切

了難境界 體難本妄 難亦奚傷(奚, 어찌 해)

是故大聖化人 以患難爲解脫 以患難爲解脫


(3) 마음공부 하는 데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공부에 장애가 없으면 배움이 등급을 뛰어넘게 되고, 배움이 등급을 뛰어 넘으면 반드시 얻지 못하고서도 '얻었다'고 하게 되느니라. 이 장애에 뿌리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 장애가 스스로 고요하여져서 장애에 걸릴 것이 없어지나니,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을 자유로이 거닐어라' 하셨느니라.


究心不求無障

心無障則所學躐等

學躐等必未得謂得(躐, 밟을 엽)

解障無根 卽障自寂 障不爲牢(牢, 우리 뇌)

是故大聖化人 以障碍爲逍遙


(4) 수행하는 데 마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견고해지지 못하고, 서원이 견고하지 못하면 반드시 증득하지 못하고도 증득[證得]했다고 하느니라. 마가 허망한 것임을 꿰뚫어 보고 마 자체에 뿌리가 없다는 것을 사무쳐 알면 마가 어찌 '나'를 괴롭힐 수 있으리.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로써 수행을 돕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立行不求無魔

行無魔則誓願不堅

願不堅必未證謂證

達魔妄有 究魔無根 魔何能嬈(嬈, 아리따울 요)

是故大聖化人 以群事魔爲法侶以


(5) 일을 도모함에 있어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성취되면 뜻이 경박하고 교만하여지며, 뜻이 경박하고 교만하여지면 반드시 '나는 유능하다'고 스스로 칭하게 되느니라. 생각나는 대로 일을 가늠할 수는 있지만 일을 이룸은 업을 따르는 것! 일이란 지금의 능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일의 어려움을 안락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謀事不求易成

事易成則志成輕慢

志輕慢必稱我有能

量事從心 成事隨業 事不由能

是故大聖化人 以事難爲安樂


(6) 정을 나누되 나에게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나의 이익을 바라며 정을 나누면 도의를 잃게 되고, 도의를 잃게 되면 반드시 그릇됨을 드러내게 되느니라. 정의 근본을 잘 펴볼지니, 정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요 정은 인연을 의지할 뿐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힘든 교제로써 깨달음의 밑천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交情不求益我

情益我則虧失道義

虧道義必見人之非(虧, 이지러질 휴)

察情有因 於情難强 情乃依緣

是故大聖化人 以幣交爲資糧


(7) 다른 사람이 순종하고 거스르지 않기를 바라지 말라.


사람들이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으면 내심으로 자신을 뽐내며, 내심으로 자신을 뽐내게 되면 반드시 내가 옳다고 고집하느니라. 깨달은 이의 처세는 사람들의 허망한 행위를 관[觀]하여 그냥 무심하게 주고받을 뿐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거역하는 사람으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於人不求順適

人順適則內心自矜

內自矜必執我之是

悟人處世 觀人妄爲 人但酬報(酬, 갚을 수)

是故大聖化人 以逆人爲園林


(8) 덕을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말라.


베푼 덕에 대해 보답을 바라게 되면 무엇인가를 도모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도모하는 생각이 있게 되면 반드시 화려한 명예를 드날리고자 하느니라. 덕의 본성이 없음을 밝히고 덕이 영원하지 않음을 관조할지니, 덕이란 참 알맹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라' 하셨느니라.


施德不求望報

德望報則意有所圖

意有圖必華名欲揚

明德無性 照德非常 德亦非實

是故大聖化人 以施德爲棄尸*徙(尸*徙, 신 사)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을 바람이 분에 넘치면 반드시 어리석은 마음이 요동을 치고, 어리석은 마음이 요동을 치면 반드시 추악한 이익 때문에 자신을 훼손시키느니라. 세상의 이익이란 본래 공[空]한 것. 분에 넘치는 이익을 바라면 번뇌만 커지나니, 이익을 허망되이 구하지 말지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이익을 멀리 하는 것으로 부귀를 삼으라' 하셨느니라.


見利不求霑分

利霑分則癡心必動

癡心動必惡利毁已(毁, 헐 훼)

世利本空 欲利生惱 利莫妄求

是故大聖化人 以疎利爲富貴


(10) 억울함을 당하여 거듭거듭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자꾸만 밝히고자 하면 상대와 나를 잊지 못하고, 상대와 나를 두게 되면 반드시 원한이 무성하게 자라느니라. 억울함을 받아들여 능히 참고 용서하라. 참고 용서하면 겸허하게 바뀌나니 억울한 일이 어찌 나를 상하게 할 수 있으리.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받아들이는 것을 수행의 문으로 삼으라' 하셨느니라.


被抑不求申明

抑申明則人我未忘

存人我必怨恨滋生

受抑能忍 人抑爲謙 抑何傷我(抑, 누를 억 謙, 겸손할 겸)

是故大聖化人 以受抑爲行門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고, 통함을 구하게 되면 도리어 막히나니, 바로 장애 속에서 모든 오묘한 경지를 이루게 되느니라. 여래께서는 장애 가운데에서 보리도를 얻으셨을 뿐 아니라 '앙굴마라'와 '제바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된 짓을 하였으나 그들에게 수기를 주고 교화하여 성불토록 하셨느니라.

 

어찌 저 거역되는 것들을 나의 순리로 삼지 않을 것이며 어찌 저들의 훼방이 나의 성취가 되지 않을 것인가. 하물며 시절이 각박하고 세상이 악하여 인생살이가 이상하게 흐르거늘, 도를 배우는 사람이라 하여 어찌 장애가 없겠는가. 만약 먼저 장애에 머물러 보지 않으면 장애가 다다랐을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하여 법왕의 큰 보배를 이로 인해 잃게 되리니, 이 어찌 애석하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如是則居碍反通 求通反碍

於此障碍皆成妙境

如來於障碍中得菩提道

及鴦屈摩羅之輩 提婆達多之徒 皆來作逆

而佛悉與其記 化令成佛

豈不以彼逆 而爲吾之順(豈, 어찌 기)

以彼毁 而爲吾之成也


何況時薄世惡 人事異常

於學道人 豈無障碍

於今若不先居於碍 則障碍至時 莫能排遣

使法王大寶因玆而失 可不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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