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너랑 만난곳이

 

어머니랑 오랜만에 들린 조그만 암자에서 였지 아마도

 

너희 세자매중에 남자는 너하나 뿐이기에

 

어머니가 너를 대리고 왔드랬지.......

 

그러고보니 벌써 한 9년전인가 보구나

 

유달리 할머니를 따르던 너

 

할머니 서울에서 자리 보전하고 계신 그 긴 세월

 

너혼자 그 큰집 지켜낸 너

 

어머니 가신후 내 하는일 정리하는 동안 말 없이 기다려준 너

 

나와 함께 한지 겨우 1년 하고도 2개월

 

가끔 나들이나 서울갈땐 차 시동만 걸먼 물러앉아 멀건히 바라만 보던 너

 

이틀마다 올라가는 약수터 가는 길에는

 

언제고 앞서지 않구 딱 한발 뒤에 쳐저서 말없이 따르던 너

 

서울서 대리고온 천방지축 네친구 장군일 바라만 보던 너

 

어제도 연밭에 차 넣으러 갈때도 그리도 젊잔 터니만

 

혼자남을 장군이 더 많이 안 가르켜주고

 

할머니가 그리도 보구싶던가

 

좀더 나랑 함께 해주지 않구

 

무에 그리도 급하던가

 

더 늙어서 이빨 빠지구

 

눈 어두워지면 내 한태 부담 ?튿咀? 그리 급히 갔는가?

 

신세벽 잠결에 너희둘이 울고 짖어도 그러려니 혔지

 

6시에 너희 밥주러 나가니

 

똘이 너는 너희 둘 집앞에서 곱게누워 자는듯 갔더구나

 

너무도 놀란가슴 말문이 막히더구나.....

 

미안하다 많이 말이여

 

세벽에 울며 짖는 소리에 나가 보았으면

 

가는 길 지켜는 주었을 터인디.....

 

너가 그리도 좋아하고 따르던

 

할머니 산소 밑에 곱게 자리잡았으니

 

할머니잘 지켜드리고 잘자거라.....

 

부디 부디 다음 생에는 축생으로 인연받지 말구

 

사람의 인연받어 부처님공부 많이 많이 하거라

 

그동안 많이 많이 고마웠다

 

그저께 개울에서 목욕 시켜준것이

 

그래도 좀은 들 미안하구나

 

잘가거라.

 

미안하다.

 

오래도록 함께 할줄 알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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