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폭포수같은 서린 그리움에
쉬이 얼룩져버리는
백색의 편지가 아니라.
오염될 수록
싱그런 연두빛 이었으면 좋겠다.

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가슴에 커져버린 암울한 상처에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이별의 편지가 아니라
상흔속에서도 뿜어내는
시작의 편지였으면 좋겠다.

미움은
온유함으로 지워버리고
집착은 넉넉함으로 포용하면서
한장에는 사랑이란
순결한 이름을 새기고,


또 한장에는
삶이란 소중한 이름을 써 넣으면서
풀향보다 은은한 내음으로
내 삶을 채웠으면 좋겠다.

김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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