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무슨 공덕을 쌓았기에
크고도 큰 은덕입어 내 부모님 몸을 빌려
사람의 명을 받아
반세기를 훌쩍넘게 살았응께 마이도 살았다.
혹여 이 자리까지 삶을 이어 오면서 밥만 축 낸건 아인지
진정 한 일은 무에고
남긴건 무엔가
나 아닌 남 이라는 사람들께 몬 할짓만 마이하구 살아 온 죄만 넘 크구나
살아온 날 보다는 살아 갈 날이 택도 없이 짧을터
무엇을 이루겠다는 꿈 접은지 오래니
그저 사람 덜 만나고
말 덜 썩고
내만 좋아하는 넘들과
잊지 않쿠서 매일 찾아주는 산그림자 동무삼아
그리 살다 갈란다
얼마나 남았을까
삼신할메가 내게 점지 해 주신 시간들이...
버리고 가야할것들
바지런히 챙길일이다
칠십고개 마주 하도록 사용한 몸뚱이가
품질 보증 기간이 끝이 나 가나 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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