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오지 않는 것이
어디 세월뿐이겠습니까,
가고 오지 않는 것이 또 어디
사람뿐이겠습니까,
한 번 가면 영영 오지 않는 것들이야
손꼽을 수 없이 많고도 많지만
떠나는 것들 뒤만 바라보면 슬픔에 치이고
아픔에 쓰러져
단 하루도 살지 못할 터이나,
아주 가도 빈자리 티 없고
떠나보내고도 과히 가슴 아프지 않은 것들은
이젠 때가 됐거니, 緣이 거기까지거니
마음에서 지울 수 있어도
끝내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들,
애틋하고 시린 기억 가슴 속 옹이로 박히어
억장 무너지는 恨이 되는 까닭은
곁에 두지 못한 애통함이나
갖지 못한 아쉬움만은 아닙니다.
세월도,
사람도,
언젠가는 떠난다는 이치,
오고 가는 길은 단 하나뿐이어서
갈 제면 왔던 길 되짚어 떠나게 마련이지만
順理로 접어두기엔 마음 너무나 깊고
지나친 욕심이다 나무라기엔
혼자 깊어진 緣 너무 끔찍히 소중하여
세월도,
사람도,
왔던 길 되짚어 떠난 그 길
가시처럼 마음에 밟히어 아프고
눈에 자꾸 밟혀 한숨인 게지요.
태산을 넘듯 용을 쓰며 여태껏 걸어온 길 돌아보면
잠깐인 한 세상 아무려면 어찌 못살을까
그냥 저냥 사는 대로 사는 게지요.
허나, 살아온 세월처럼 많은 날들이 지나
눈빛도 기억도 흐려진 어느 날,
그리 모진 날들 어찌 살아냈냐 누가 묻는다면
동짓달 이우는 햇살처럼 쓸쓸히 웃으며
죽지 않았더니 살아지더라고,
살아지니 살았노라고,
그땐 남의 일처럼 그리 정나미 떨어지게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할 수 있겠지요.
혹여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느냐,
그러니 오죽 쓸쓸했느냐 누가 혹여 묻는다면
그땐 한숨도 잦고 눈물도 다 말라서
나도 남들처럼 추억이란 사치를 부리며
내 과거를 담담히 읽어보겠지요.
오래된 전설인 듯,
지나는 바람인 듯,
'마음 다스리는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멍이들의 우정(펌) (0) | 2010.03.03 |
---|---|
콩 심은디 콩 나는디 (0) | 2010.03.03 |
몬난 넘 (0) | 2010.03.03 |
생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0) | 2010.03.03 |
ㅎㅎㅎㅎ (0) | 2010.03.03 |